‘버티컬 SNS’,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인터넷 사용자들의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버티컬 SNS는 특정 관심사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뜻하는 용어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이다. 오프라인에서 예를든다면 신발만을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 (Category Killer) ABC마트, 헬스&뷰티 용품만을 파는 올리브영이 이와 유사한 형태이다.
버티컬 SNS의 선두주자인 ‘핀터레스트(Pinterest)’는 디자인, 사진, 패션 등의 관심사를 선택하고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로 ‘관심있는 이미지 공유’에 초점을 맞춰서 큰 성공을 거뒀다.(핀터레스트는 2011년 3월 출시되어 역사상 가장 빠르게 월간 방문자 수 천만 명을 달성한 웹사이트로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게다가 테크 분야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테크 크런치, 엔가젯, 매셔블 같은 버티컬 블로그 미디어들은 CNN, AOL과 같은 거대 기업에 인수되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 버티컬 SNS, 이미지 공유 SNS,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로 불리는 핀터레스트
“저기요… 조금만 천천히!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버티컬 SNS인 핀터레스트 안에서 사람들은 관심있는 분야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또 공유한다. 이렇게 핀터레스트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뿐이지만, 그 안에서는 본인이 직접 만들었거나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즉, 핀터레스트는 디지털 큐레이션의 장이다.
핀터레스트의 성공은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래서 다양한 이미지, SNS에서 공유되는 글들, 북마크, 관심사, 영상, Q&A등과 같은 콘텐츠를 사람들과 함께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난 것이다.

디지털 큐레이션: 정보를 소비하는 방법의 변화
이러한 용어들이 국내에 등장한 지는 이제 2년도 채 되지 않았을뿐더러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는 아직도 빠른 속도로 성장해나가는 중이기 때문에 더욱더 복잡하게만 느껴진다.
▲ 구글 트렌드, 사람들의 검색을 통해 본 관심도 변화
이 쯤에서 다시 용어 정리를 하자면, 1. 디지털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뉴스, 블로그 게시물, 사진 등의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구성하고 배포하는 일을 의미한다.(이전 글 참조) 그리고 (디지털 큐레이션+서비스인) 2.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는 웹에 있는 콘텐츠를 쉽게 수집하고 일정한 관심사와 취향을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핀터레스트, Scoot it!, 스토리파이, 마이픽업, 플립보드, 인터레스트미와 같은 서비스를 의미하는 말이다.
왜 이런 서비스들이 등장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모든 서비스를 사용하기에도, 또 사용하지 않기도 모호한 혼란과 불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잇 귀찮다!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를 2000년대 초 유행했던 아이러브 스쿨, 싸이월드처럼 스쳐 지나가는 트렌드에 불과하다고 생각해도 좋을까?
물론 그 질문에 대하여 정확한 대답은 해줄 수 없다. 하지만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는 정보 과잉 시대에서 컴퓨터 알고리즘보다 사람의 추천. 즉, 인간 필터를 더 신뢰하고 필요로 한다는 심리와 니즈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 진화하는 SNS
좋은 서비스 좀 추천해주세요!! >_<
광의의 개념으로는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행동이 디지털 큐레이션과 떨어질 수 없으므로 ‘어떤 것은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가 맞고 어떤 것은 아니다.’ 라고 이야기할 수 없는 노릇이며, 누군가에게는 특정 서비스가 유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역시 좋은 서비스 나쁜 서비스와 같이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지만 이를 자가 판단할 수 있는 디지털 큐레이션 불변의 법칙이 있다면 1. 큐레이션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 하는 행동이며 2. 나와 유사한 관심사, 취향을 가진 사람(일반인, 전문가 모두 포함)의 추천일 때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즉, 나와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이 많은 서비스를 사용하면 당신에게 유용한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콘텐츠를 웹, 모바일 기기에서 보기 편하고 저장, 수집, 공유하는 인터페이스가 쉽고 명료할수록 디지털 큐레이션에 최적화 된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사용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 다양한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 크게 보기
“소셜 매거진 서비스 플립보드”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플립보드 Flipboard 는 각종 콘텐츠(SNS, 뉴스, 블로그 등)를 매거진처럼 손가락으로 넘겨(플립) 볼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로 아이패드, 아이폰, 안드로이드 버전까지 나와있다.

▲ 같은 글이라도 플립보드에서는 더 빛날 수 있다.

▲ 플립보드로 본 디지털바루기 페이스북 페이지
플립보드를 통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읽다가 Flip it (북마크)을 누르면 자신의 매거진에 해당 콘텐츠를 추가시킬 수 있다. 즉, 나만의 매거진을 만들고 내가 원하는 콘텐츠들을 수집할 수 있다. 그리고 올 해 초 2.0으로 업데이트하면서부터 PC에서도 플립보드 매거진을 볼 수 있게 되었다.
https://share.flipboard.com 에 있는 북마크를 추가하면 PC에서 웹서핑을 하다가도 내가 만든 매거진에 자료를 저장(Flip it) 시킬 수 있다. 또 내가 만든 매거진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으며 반대로 다른 사람이 만든 매거진을 구독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디지털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의 관심사와 취향을 구독하는 것과 같다.

▲ 다양한 성격의 독자 매거진들
플립보드는 안드로이드, iOS 버전 모두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집에서 잠자고 있는 아이패드가 있다면 이 기회에 한 번 깨워보는 것은 어떨까?
“버티컬 미디어, 디지털 큐레이션 미디어의 시대”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등록된 언론사들이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뉴욕타임즈, 르몽드, WSJ와 같은 유명한 언론사 말고도 특정 주제를 다루는 팀 블로그, 버티컬 미디어가 늘어나고 있다. 또 앞서 밝혔듯이 해외의 매셔블, 기즈모도, 엔가젯, 테크크런치와 같은 블로그 미디어는 거대 기업에 인수되었으며, 대형 언론사와는 차별화된 신속함, 다소 주관적인 시각, 스타 기자, 편집장의 인기로 운영되고 있다.
국내 역시 이런 버티컬 미디어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는데, 이를 눈여겨 볼 만하다.
▲디지털 큐레이션 미디어: 크게 보기
“블로그(Blog)”
내가 관심 있는 주제의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올리는 블로거를 알고 있다면 좋은 디지털 큐레이터를 알고 있는 셈이다. 북마크를 통해서 구독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테지만 그런 블로그가 많다면 Feedly와 같은 RSS리더,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구독하는 것이 좋다.

디지털 큐레이션: 디지털 큐레이터 되기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필요한 콘텐츠를 찾아 다니지 않아도 관련 정보가 나에게 찾아오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디지털 큐레이션 된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하는 것은 본인의 정보 판별 역량에 달려있지만 이전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큐레이터들로 부터 받은 정보를 수집하고 나의 지인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어떨까? 페이스북, 트위터에 바로 공유해도 좋고 Scoop it, 스토리파이, 플립보드, 비틀리 같은 소셜 뉴스, 소셜 매거진, 소셜 북마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콘텐츠를 공유하며 나의 의견을 첨부해보자.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댓글, 맨션, 스크랩이 오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몇 차례나 더 순환한다. 디지털 큐레이션으로 ‘콘텐츠의 재생산’과 ‘콘텐츠의 가치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