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꽁꽁 얼었던 목요일 손을 호~호~ 불며 스마트 콘텐츠 컨퍼런스 2013에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록하고 생각했던 것들 정리해서 남깁니다.
1탄은 뜨거운 화재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
비트코인 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저도 최근에 미국에서 비트코인 청문회가 열렸다는 기사를 보고 알게 됐는데 비트코인은 물리적인 실체가 없는 가상의 화폐, 즉 0과 1로 이루어진 사이버머니 입니다.
사이버머니 하나에 웬 호들갑들인가?
이 비트코인은 지난 1년간 가치가 무려 80배가 올랐으며 각국 의회와 은행에서 “적법한 통화”로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가 논란이 되고 있는 그야말로 뜨거운 ‘화폐’ 되시겠습니다.
마침 궁금했던 내용인데 오후 세션에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이라는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소 유영석 대표님이 연사로 나오셨고, 대표님의 명쾌한 스피치에 많은 궁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이 왜 필요하고, 가능성, 위험성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스피치, 토론 내용을 적당히 요약하고 개인 의견을 덧대어서 재구성해보았습니다.
비트코인이 미치는 콘텐츠 결제 시장,이에 대한 대비책은?
1. 비트코인이 필요한 이유
- 비트코인은 가상의 화폐로 지불 네트워크가 없기 때문에 거래 수수료가 없습니다. (비트코인을 통제하는 중앙 은행이 없고 모든 거래는 공개적이며, P2P기반 분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됩니다. 그리고 그안 에서 코인 판매, 구매, 전송이 이루어집니다.)
- 비트코인은 2100만 개라는 한정된 양만 존재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폐로서의 안정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죠)
- 비트코인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으로 개방성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3장에서 자세히 설명합니다.)
2. 비트코인의 작동원리
화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위조된 화폐가 발행되면 안 됩니다. 위조 화폐가 유통되면 화폐는 재 기능을 잃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의 경우 조폐공사에서 지폐에 홀로그램을 붙이거나 색변환 잉크를 사용하는 등 위조방지 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위조지폐를 만드는 사람은 엄중 처벌을 받게됩니다. 이렇게 화폐는 우리 사회, 국가라는 조직의 약속인 것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누가 만든 지도 모르고, 전담하는 A/S 조직도 없을뿐더러 누구도 비트코인을 통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킹, 조작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을까요? 또 어떻게 화폐로서의 안정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까요?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비트코인의 모든 거래는 공개적이며 분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됩니다. 즉, 모든 분산 데이터를 동시에 해킹할 수도 없을뿐더러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서 조작해도 정보가 공개됐기 때문에 조작된 기록도 남게 됩니다. 그러니 추후에 그 조작된 비트코인으로 온라인 거래를 한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의 신상정보가 노출될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지켜보는 눈덩이가 수천만 개인 상황에서 도둑질하기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한가지 재미난 것은 2008년까지는 비트코인과 같은 시스템을 구현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여러 곳에 분산된 서버에 동시다발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업데이트시키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인데요.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가명)라는 정체불명의 개발자는 자신이 이것을 이론적으로 완성시켰다고 인터넷에 논문을 올렸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비웃었지만 나카모토는 2009년 ‘비트코인’을 런칭하며 이 시스템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2100만 개의 비트코인은 누가 어떻게 공급할까요? 비트코인은 나카모토가 2009년 런칭한 시점부터 생성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이 조금 복잡한데 최대한 간소화시켜보겠습니다.
2009년 비트코인은 0개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화폐가 유통되려면 은행이 돈을 찍어내는 것처럼 ‘발행’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나카모토는 수학적인 암호를 풀어낸 사람에게 비트코인을 ‘지급’하며, 그 암호를 풀기위해 컴퓨터 자원을 제공하는 ‘기여자’들을 분산 서버로 사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기여자 개념은 토렌트와 같은 P2P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기여자들에게는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것이죠. 그래서 비트코인을 획득하기 위해 암호 해독을 하는 행위를 금광을 캐는 것에 비유해서 비트코인 채굴(Bitcoin Mining) 이라고 부른답니다.
채굴 과정은 참 복잡한데요. 오늘 블로터닷넷의 안상욱 기자님이 채굴 도전기를 남기셨더라고요. 저는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기자정신에 박수를!! 링크 걸어놨으니 궁금하신 분은 확인해보시면 됩니다.ㅎㅎ
무튼, 처음에는 비트코인이 채굴(생성)되는 속도가 10분에 50비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비트 코인이 채굴되는 속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느려집니다. (비트코인이 많이 생성될수록 암호가 점점 더 복잡해져서 암호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걸리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채굴되는 양이 줄어들게 되며, 최종적으로 2100만 개가 생성되는 순간 코인 생성이 종료됩니다. (비트코인은 4년 주기로 생성되는 양을 대폭 줄이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10분에 50비트 정도였지만, 2013년부터는 10분에 25비트씩 생성되고 있다네요. 그리고 2017년, 2021~년에는 더 줄어들게 되겠죠?)

▲ 비트코인의 양 | 출처 – 비트코인
3. 비트코인의 응용
비트코인은 에스크로 결제, 온라인 결제, 기업 결제, 부모 승인 지갑, 웹사이트를 통한 후원, 인터넷 라디오 운영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비 등, 또 클라우드 펀딩, 온라인 결제, 기업 결제, 부모 승인 지갑, 인맥을 통한 지갑 보관, 웹사이트 통역 후원, 인터넷 라디오 운영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개발비, 외부 조건 거래, 소유권 (게임 아이템, 주식, 채권 등), 공중, 지적재산에 대한 증명 ~~등등……….. 모든 곳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1장의 대답을 여기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비트코인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입니다.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면 비트코인 결제를 이론적으로는 어디던지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3년 사이에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한 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검색엔진 바이두, 미국의 오픈소스 CMS 서비스인 워드프레스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고 있으며 캐나다에는 비트코인 ATM까지 생겼다는군요. 물론 국내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기업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은행계좌를 소유한 사람이 전 세계 인구의 1/3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죠. 비트 코인 결제를 도입하게 되면 계좌가 없는 나머지 2/3의 사람들에게도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비트코인은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무한대의 가상 계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전 세계 휴대전화 가입자는 68억 명이고, 은행계좌를 소유한 사람이 27억 명입니다.)
4. 콘텐츠 시장의 변화
- 소액결제
비트코인을 사용하게 되면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있는 친구에게 100원을 아주 저렴한 수수료로 보낼 수 있습니다. (작년에 두바이로 송금할 일이 있었는데 수수료+전신료가 2~3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 언론의 자유
미국 정부에서 위키리크스의 목을 죌 때 사용했던 방법이 위키리크스로 들어오는 후원 계좌를 틀어막은 일입니다. 이런 경우 비트코인을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겠죠? - UCC금융
3장이랑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비트코인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금융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은 개발자가 참여한다면 다양한 금융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죠. 실제 사례로는 미국의 소셜뉴스서비스 Reddit의 유료 서비스인 레딧 골드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다는군요. 이를테면 누군가의 댓글이 맘에 들면 비트코인을 선물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의 원고료 밀어주기와 유사하죠. 장점은 훨씬 간편하다는 것이겠고요.)
5. 한국의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좋은지? 나쁜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사람들이 판단할 것이다. 충분한 대화를 한 다음 정책적인 부분이 개입되어야 한다. – 유영석 대표
(툭하면 게임 산업에 딴지를 걸고 페이팔이 뭔지도 모르는 한국의 국회에서 비트코인 관련 정책을 만든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한국에서 비트코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1월 정도부터인데요. 미국 비트코인 관련 업체들의 청문회와 버냉키라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비트코인의 장래성에 긍정적인 코멘트를 하면서 부터입니다.
구글트렌드를 살펴보면 확실하겠죠?
6. 결론
앞으로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거품처럼 꺼질지, 눈덩이처럼 불어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처럼 폭탄 돌리기, 투기, 익명성을 이용한 마약 밀매, 돈세탁 등으로 악용될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비트코인 시스템의 완성도와 오픈 소스 플랫폼이 가진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으니 사람들이 벌 때처럼 달라붙어 있는 것이겠죠?
현재 해외 사이트에서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 고가의 장비들을 구매하고, 투기 성격으로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불확실한 미래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나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구매하지 않아도 우리의 삶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P.S 제가 IT지식이 짧아 혹시라도 기술적으로 틀린 부분이 있을지 모릅니다. 너그러이 봐주시고… 피드백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
2014.02.15 추가
2013년 12월 5일
중국 인민은행, 공업정보화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보험감독관리위원회 5개 부처가 공동으로 “비트코인의 리스크 예방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중국 금융시장 및 인터넷에서 비트코인 거래와 사용을 엄격하게 단속하기로 함. (자료)
비트코인 최대 거래국인 중국 중앙은행의 조치로 비트코인 가치 급하강.
2013년 1월 31일
대만 금융당국(중앙은행과 금융감독관리위원회 공동성명)이 각 금융기관에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관련 업무를 취급하지 말라고 지시. (기사) 참고로 태국 정부는 2013년 7월 29일에 비트코인을 금지시켰습니다.
2013년2월7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가상통화 사용 금지 발표. (기사)
2014년2월9일
러시아아 검찰 “가상화폐 사용과 관련된 시민과 법인의 재산권 침해와 통화유통 영역의 불법행위 방지를 위해 사법당국과 중앙은행이 공동 대응하고 있다”고 밝힘. (기사)

▲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 차트
아직 중국 정부에서 규제한 것 이외의 큰 이슈는 없지만, 작년 대비 화폐 자체의 가치가 대폭 상승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생태계 자체의 위기론은 자극적인 헤드라인일 뿐이죠) 최근 비트코인 거래소 실크로드2의 해킹 이슈도 있었지만, 가치는 크게 하락하지 않았으며 서-북유럽, 북미 국가들이 어떤 발표를 하느냐에 따라서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2014.2.26 추가
전세계 비트코인 규제 현황 지도 <블로터닷넷>
이번에 마약돈세탁으로 망한거 같던대…